30 11월 2025

‘셔틀콕 여제’ 안세영, 덴마크 오픈서 증명한 저력과 시즌 10승의 대기록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간판스타 안세영(삼성생명)이 2025년 시즌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 내려가며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덴마크 오덴세에서 보여준 투혼의 역전승은 그녀가 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장면이었으며, 이러한 활약은 시즌 10승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로 이어졌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독보적인 훈련으로 무장한 안세영의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덴마크 오픈, 위기에서 빛난 승부사 기질

지난 10월 17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덴마크 오픈 여자 단식 8강전은 안세영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안세영은 일본의 신예 미야자키 토모카(세계랭킹 10위)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1(16-21 21-9 21-6)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은 순탄치 않았다. 1게임에서 미야자키의 거센 공격에 고전하며 4-5로 역전을 허용한 안세영은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끝내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첫 게임을 내줬다. 하지만 2게임부터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다. 특유의 위력을 되찾은 안세영은 초반 3점을 선취한 뒤 6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16-6까지 격차를 벌렸고, 결국 12점 차 완승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마지막 3게임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15점 차 대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철저한 금욕과 이색 훈련이 만든 ‘강철 체력’

안세영이 보여주는 코트 위에서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단순한 재능을 넘어선 지독한 자기관리의 산물이다. 그녀는 최근 한 국내 토크쇼에 출연해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식단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제품과 날음식을 피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튀김 요리조차 입에 대지 않았다는 그녀의 고백은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고충을 짐작게 한다.

또한 중량 조끼를 입고 훈련하거나 모래 언덕을 달리는 등 남들과 다른 고강도 훈련 방식은 안세영을 세계 랭킹 1위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컨디션이 최상일 때는 셔틀콕이 느려 보인다”는 그녀의 말처럼, 극한의 훈련을 통해 얻은 신체적 능력과 집중력은 코트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BWF 월드 투어 시즌 10승, 새로운 역사를 쓰다

덴마크 오픈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안세영은 11월 23일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우승을 차지하며, 단일 시즌 BWF 월드 투어 10승을 달성한 최초의 여자 단식 선수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자신이 2023년에 세웠던 종전 기록(9승)을 뛰어넘는 성과이자, 같은 해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던 기세를 잇는 쾌거다.

안세영은 올 시즌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 프랑스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등 굵직한 대회들을 연달아 제패했다. 비록 9월 코리아 오픈에서는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5월 싱가포르 오픈에서는 천위페이에게 8강에서 덜미를 잡히기도 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시즌 내내 적수가 없었다. 그녀는 2025년 총 14개 대회에 출전해 11번 결승에 올랐으며, 72전 68승 4패(승률 94.4%)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를 남겼다.

천재 소녀에서 세계의 지배자로

안세영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7년,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자카르타 아시아 주니어 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며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2019년 뉴질랜드 오픈에서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쉐루이를 꺾고 첫 월드 투어 타이틀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세계랭킹 78위에서 시작해 연말에는 9위까지 수직 상승하며 BWF ‘올해의 유망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백기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안세영은 2021년 월드 투어 파이널 우승, 2022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및 우버컵 우승 등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그녀는 남은 BWF 월드 투어 파이널을 통해 2019년 켄토 모모타(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승) 타이에도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끝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안세영의 행보에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