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2월 2025

‘파죽지세’ 뮌헨, 공식전 14연승 질주… 김민재 결장 속 쾰른 4-1 대파

바이에른 뮌헨이 그야말로 미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개막 후 무려 공식전 1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자국 컵대회(DFB 포칼)의 징크스마저 털어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간판 수비수 김민재는 벤치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보며 숨을 골랐다. 한편, 뮌헨의 상대였던 쾰른은 이어진 리그 경기에서 신성 자이드 엘 말라의 활약에 힘입어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포칼 징크스’는 없다… 뮌헨의 압도적 화력

바이에른 뮌헨은 30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5-2026 DFB 포칼 2라운드(32강)에서 쾰른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최근 5년 동안 포칼 8강이 최고 성적이었을 정도로 유독 컵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뮌헨이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로테이션과 주전의 조화를 꾀했다. 해리 케인을 필두로 루이스 디아스, 마이클 올리세 등이 공격을 이끌었고, 수비 라인에는 김민재 대신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 조합이 가동됐다.

경기 초반은 쾰른의 기세가 매서웠다. 쾰른은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라그나르 아헤의 타점 높은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대어’를 낚는 듯했다. 그러나 뮌헨의 저력은 실점 직후 발휘됐다. 전반 36분, 콘라트 라이머의 돌파에 이은 요시프 스타니시치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튕겨 나온 공을 디아스가 밀어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디아스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포칼 2라운드에는 비디오 판독(VAR)이 적용되지 않아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다. 행운의 동점골로 기세를 탄 뮌헨은 전반 38분 케인의 강력한 터닝 슈팅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후반 들어 케인과 올리세가 쐐기골을 추가하며 4-1 완승을 마무리했다.

김민재의 벤치 대기, 주전 경쟁의 적신호인가

뮌헨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김민재의 결장은 국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김민재는 이날 교체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콤파니 감독은 타-우파메카노 센터백 조합을 경기 종료까지 유지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선발 제외된 김민재의 팀 내 입지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출전할 때마다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콤파니 감독은 로테이션을 이유로 김민재를 벤치에 두는 빈도를 높이고 있다. 다가오는 레버쿠젠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그가 다시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년 가장’ 엘 말라, 벼랑 끝 쾰른을 구하다

뮌헨에게 대패를 당했던 쾰른은 곧바로 이어진 분데스리가 12라운드 베르더 브레멘 원정에서 값진 승점을 따냈다. 쾰른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낸 주인공은 10대 신성 자이드 엘 말라였다.

쾰른은 경기 초반 수비의 핵심인 도미니크 하인츠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전반 22분, 브레멘의 마르코 프리들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브레멘은 전반 내내 슈팅 수 9-3으로 앞서며 경기를 지배했고, 쾰른은 패색이 짙어 보였다.

그러나 후반 들어 쾰른의 반격이 시작됐다. 루카스 크바스니옥 감독은 하프타임에 과감한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전술 변화를 줬고, 그 중심에는 엘 말라가 있었다. 경기 내내 브레멘 수비진을 괴롭히던 엘 말라는 정규시간이 모두 지난 후반 추가시간 1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구해냈다.

적장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재능

엘 말라의 활약은 골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5분, 브레멘의 니클라스 슈타르크로부터 파울을 유도해 경고 누적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사실상 쾰른의 공격을 홀로 주도한 셈이다.

경기 후 마르빈 슈베 쾰른 골키퍼는 “엘 말라의 대담함과 가벼운 몸놀림은 우리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크바스니옥 감독 역시 “실수에도 기죽지 않는 것이 그의 최대 장점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비수들이 막기 힘든 재능”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친 브레멘 진영은 침통했다. 호르스트 스테펜 감독과 주장 프리들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승리를 놓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책임”이라며 자책했다.

뮌헨전 대패의 충격을 딛고 어린 재능의 활약으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쾰른, 그리고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행보가 분데스리가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