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손흥민이 자신의 유니폼 번호 7번을 가리키며 그라운드 중앙으로 달려 나온 순간, 6만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Sonny, Sonny, Sonny'를 연호했다. 10년간 하나의 엠블럼만 가슴에 품었던 주장이 팀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선보인 작별 인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이었다.
전반 12분 첫 골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문전 왼쪽 구석을 꿰뚫었고, 37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낮게 깔아 차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81분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바깥 30m 지점에서 가볍게 띄운 프리킥이 크로스바 안쪽을 강타한 뒤 골라인을 넘어가자, 손흥민은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골키퍼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지난 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토트넘은 나를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가족으로 대해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해트트릭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감사 표현이었다. 팬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역사 그 자체다. 그를 대체할 선수는 없을 것이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구단은 이날 경기 후 손흥민의 7번 등 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음 시즌부터 LA FC에서 뛸 예정인 손흥민은 '유럽에서의 커리어는 마감하지만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이름을 더 높일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32살의 주장이 남긴 마지막 경기는 앞으로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 팬들의 기억에 남을 전설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