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챔프전 2차전 셧아웃 압승…5번째 우승에 단 1승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딱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흥국생명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18, 25-15, 25-21)으로 눌렀다.

쌍포 김연경(18점)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21점)가 39점을 합작하며 만원 관중을 기쁘게 했다.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에는 6천108명이 입장해 올 시즌 6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그에 반해 도로공사는 박정아, 배유나, 전새얀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뛰고 휴식 시간에는 얼음찜질로 열을 식히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박정아(10점)만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 9점, 전새얀 8점, 배유나 7점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이제 1승만 더 챙기면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이자 구단 통산 5번째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올해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면서 구단 4번째의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목전에 뒀다.

빠르면 4월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흥국생명은 더 힘을 얻는다.

역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했던 경우는 56%(16회 중 9번)에 불과했지만,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100%(5회 중 5번)였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를 뚫고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기세가 꺾였다.

다만 3·4차전이 홈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만큼 전열을 재정비해 1·2차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흥국생명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홈 팬들 앞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세트 김미연의 서브 때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6연속 득점했다.

김미연이 서브 에이스를 두 번 올렸고 쌍포 김연경 옐레나가 2점씩 책임졌다.

도로공사는 저조한 공격 성공률(34.61%)에 시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세트 포인트를 책임진 것도 김미연의 서브 에이스였다.

23-17에서 김미연의 서브가 네트를 스친 뒤 도로공사 코트 빈 곳에 뚝 떨어졌다. 이후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세트를 끝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도로공사는 초중반까지 한 점 차 승부를 이어갔으나 주도권을 끝내 잡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11-10에서 옐레나의 퀵오픈과 캣벨의 공격 범실이 교차하며 점수 차를 석 점으로 벌렸다.

도로공사는 13-15에서 리베로 임명옥의 리시브마저 흔들리며 서브 득점을 내줬다.

조금씩 승부의 추가 기울던 18-14, 흥국생명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득점’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김해란의 흔들린 디그를 김연경이 이어받아 한 손으로 겨우 네트를 넘겼는데 이것이 네트를 스친 뒤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리드를 잡은 흥국생명은 이후 도로공사에 한 점만 내준 채 25점 고지를 단숨에 밟았다.

셧 아웃 패배에 내몰린 3세트에선 ‘클러치 박’ 박정아가 5득점으로 살아나면서 후반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도로공사는 19-20에서 캣벨의 오픈과 옐레나의 공격 범실로 오랜만에 한 점 차 리드를 가져갔다.

그러나 김연경이 팀을 구했다.

김연경이 블로커를 이용한 쳐내기 공격에 이어 강력한 직선 공격과 다이렉트 킬로 3연속 득점을 올렸다.

이후 옐레나의 오픈으로 매치포인트를 쌓은 뒤 다시 김연경이 날아올라 강스파이크로 경기를 끝냈다.